안면도나 소원면 쪽 바닷가 땅을 보러 갈 때, 저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휴대폰부터 켭니다. 지번 넣고 토지이용계획을 한 번 띄워보는 거예요. 바다가 보이는 자리일수록 이 습관을 안 지키면 뒤가 피곤해집니다.
거기에 「자연공원법」이라는 줄이 하나 붙어 있으면, 그날 답사는 성격이 통째로 바뀝니다. 평수도 방향도 진입로도 다 뒤로 밀려요. 먼저 확인할 게 딱 하나 남거든요. 이 땅이 무슨 지구에 들어가 있느냐.
태안 바닷가 땅을 찾으시는 분들이 이 부분에서 제일 많이 헛걸음을 하십니다.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볼게요.
태안 바다 앞엔 지도가 두 장 겹쳐 있어요
보통 땅 보실 때 용도지역부터 보시죠. 계획관리냐 농림이냐 자연환경보전이냐. 그건 국토계획법이 그린 지도예요.
태안 해안선 쪽엔 그 위에 지도가 한 장 더 얹혀 있습니다. 자연공원법이 그린 국립공원 구역이요. 두 장이 겹쳐 있으니까 아래 지도에서 계획관리지역이어도, 위 지도가 공원구역이면 위쪽 규칙이 먼저 걸립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환경부고시 제2023-206호 기준으로 388.604㎢입니다. 태안군이 368.278㎢, 보령시가 20.326㎢고요.
그런데 이 중 364.788㎢가 바다예요. 육지는 23.816㎢밖에 안 됩니다. 숫자만 보면 “육지는 얼마 안 되네” 싶으실 텐데, 문제는 그 23.8㎢가 어디에 얹혀 있느냐입니다. 해수욕장 뒤편, 갯벌 앞 언덕, 소나무 숲 끝자락. 하필 다들 사고 싶어 하는 자리예요.
고시 조서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읍면은 원북면, 소원면, 근흥면, 남면, 안면읍, 고남면이고 보령 오천면 삽시도리도 들어갑니다. 이원면은 조서에 안 보이는데, 그렇다고 안심하실 건 아니에요. 공원 경계는 필지 단위로 들쭉날쭉해서 옆 필지는 밖인데 내 필지는 안인 경우가 흔합니다. 토지이음에서 지번 찍어 확인하는 게 제일 빠릅니다.

공원 땅 99.83%가 같은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공원구역 안은 다시 네 종류 지구로 나뉩니다. 태안은 이 분포가 상당히 극단적이에요.
| 용도지구 | 면적 | 공원 전체 대비 |
|---|---|---|
| 공원자연보존지구 | 0.173㎢ | 0.04% |
| 공원자연환경지구 | 387.958㎢ | 99.83% |
| 공원마을지구 | 0.294㎢ | 0.08% |
| 공원마을지구(구 집단시설지구·학암포) | 0.179㎢ | 0.05% |
바다 364.788㎢가 통째로 자연환경지구에 들어가 있어서 비율이 저렇게 튀는 거긴 합니다. 그래서 육지만 떼어놓고 다시 세어봤어요.
육상 23.816㎢ 중에 마을지구는 두 줄 합쳐 0.473㎢. 2%가 안 됩니다. 나머지는 거의 전부 자연환경지구예요.
이 한 줄이 태안 바닷가 땅 상담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공원구역 안 땅을 보고 계시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땅은 자연환경지구라고 보시면 대체로 맞아요.
자연환경지구에서 되는 일, 안 되는 일
자연환경지구는 보존지구를 감싸는 완충지대라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신축이 원칙적으로 막혀 있어요. 공원 지정되기 전부터 서 있던 건물만 정해진 범위에서 손볼 수 있습니다.
| 구분 | 허용 범위 |
|---|---|
| 건축물 신축 | 원칙 불가 |
| 기존 건축물 증축 | 지상 기존 포함 200㎡ 이하·2층 이하 / 지하 100㎡ 이하 |
| 개축·재축 | 기존 연면적 범위 안 |
| 주거용 부대시설 | 연면적 30㎡ 이하 |
| 농막 | 20㎡ 이하, 주거 목적이 아닌 경우로 한정 |
| 창고 | 100㎡ 이하 |
| 작물재배사·축산물생산시설 | 250㎡ 이하·2층 이하 |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기는 게 농막 칸이에요. “20㎡ 되네요” 하고 반가워하시는데, 뒤에 붙은 단서가 핵심입니다. 주거 목적이 아닌 경우로 한정. 침대 들이고 주말마다 자고 오는 용도로는 안 됩니다. 농촌 체류형 쉼터 얘기도 공원구역 안에선 결이 달라져요.
땅값이 싸게 나온 바닷가 임야를 보고 오셨다면, 대개 이 칸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땅입니다.
새로 집을 올릴 수 있는 자리는 여덟 군데예요
공원마을지구가 유일한 숨통입니다. 사람이 이미 살고 있는 마을이라 생활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 이런 취지로 지정된 곳이에요. 2023년 고시 기준으로 여덟 군데입니다.
| 지구명 | 면적 | 2023년 변동 |
|---|---|---|
| 외도 | 61,499㎡ | 존치 |
| 방죽골 | 60,737㎡ | 확대 |
| 달산리 | 52,417㎡ | 신설 |
| 마외 | 37,080㎡ | 확대 |
| 만리포 | 29,716㎡ | 확대 |
| 구시두멍 | 29,689㎡ | 신설 |
| 장고도 | 16,136㎡ | 존치 |
| 먼동 | 6,660㎡ | 신설 |
여덟 군데 다 합쳐 293,934㎡. 여기에 학암포가 178,889㎡로 따로 붙습니다. 옛 집단시설지구가 마을지구로 넘어온 자리라 호텔이나 상가 계획이 별도로 잡혀 있어요.
2023년에 먼동·달산리·구시두멍 세 곳이 새로 들어왔고, 마외·방죽골·만리포는 경계가 넓어졌습니다. 마을지구를 넓히는 건 간단한 절차가 아니라서 이런 변동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에요. 10년 주기로 돌아오는 공원계획 타당성 검토 때나 한 번씩 손봅니다.

마을지구라고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규모가 정해져 있어요.
| 건축물 | 연면적 | 건폐율 | 높이 |
|---|---|---|---|
| 단독주택(다중·다가구 포함) | 230㎡ 이하(부대시설 포함) | 60% 이하 | 2층 이하 |
| 다세대주택 | 330㎡ 이하 | 60% 이하 | 3층 이하 |
| 근린생활시설·농어촌민박 | 300㎡ 이하 | 60% 이하 | 3층 이하 |
다세대주택 줄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이건 개축이나 재축일 때만 되는 거예요. 빈 땅에 새로 다세대를 올리는 건 안 됩니다.
민박을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은 연면적 300㎡ 선을 미리 계산해 보셔야 해요. 태안 민박 시장 자체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태안 민박 930곳 얘기에 정리해 뒀습니다.
2023년에 풀렸다는 땅, 저는 서류를 한 장 더 뗍니다
요즘 태안 매물 설명에 “국립공원 해제된 땅”이라는 문구가 종종 보입니다. 2023년에 실제로 22개소 2,751,563㎡가 공원구역에서 빠졌으니 거짓말은 아니에요. 안면읍 승언·정당·창기·신야리, 남면 여러 리, 근흥면 용신·도황·가의도리, 소원면 의항·모항·파도·송현리, 원북면 황촌·방갈리가 여기 들어갑니다.
다만 해제됐다는 말과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말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공원구역이 빠져도 그 자리에 남는 규제가 있어요. 해제된 임야 상당수가 산림청 공익용 보전산지로 잡혀 있고, 국토계획법상 자연환경보전지역이 그대로인 곳도 있습니다. 생태자연도 등급까지 살아 있으면 결과적으로 건축은 여전히 어려워요.
2025년 말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공원에서는 빠졌는데 공시지가는 올라 세금만 늘었다는 얘기였죠.
그래서 “해제됐다”는 설명을 들으면 저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다시 뗍니다. 자연공원법 줄이 사라졌는지만 보는 게 아니라, 그 밑에 다른 법 이름이 새로 올라와 있지 않은지를 봐요.
매수청구권은 땅을 따라오지 않아요
이건 좀 길게 쓸게요. 태안 공원구역 땅 거래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입니다.
자연공원법에는 토지매수청구 제도가 있습니다. 공원으로 묶이는 바람에 원래 지목대로 쓸 수 없게 됐다면, 소유자가 나라에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길이에요.
문제는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는 겁니다.
| 청구 가능 | 청구 불가 |
|---|---|
| 공원 지정 당시부터 계속 소유해 온 사람 | 사용·수익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뒤에 매매로 취득한 사람 |
| 사용·수익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취득해 계속 소유한 사람 | |
| 위 두 경우로부터 상속받아 계속 소유한 사람 |
매매로 산 분은 원칙적으로 청구가 안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파는 쪽에서 “정 안 되면 나라에 팔면 되죠”라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곤란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그 권리는 파는 분에게 붙어 있던 거지, 땅에 붙어 있던 게 아닙니다.
청구가 되는 경우라도 흐름은 이렇습니다. 청구하면 공원관리청이 3개월 안에 매수 대상인지, 얼마쯤 될지 통보해 줍니다. 매수 대상이라는 답이 오면 5년 안에 매수계획을 세워 사들이게 되어 있고요.
가격은 두 번 갈립니다. 처음 통보되는 매수예상가격은 청구 당시 개별공시지가 기준이에요. 실제 매수가격은 감정평가법인 두 곳 이상의 평가액을 산술평균해서 정합니다. 감정평가 비용은 관리청이 냅니다.
절차 자체는 국립공원공단 토지매수청구 안내에 나와 있으니 해당되시는 분은 한 번 읽어보세요.
도장은 태안군이 찍는데 열쇠는 다른 데 있어요
공원구역 안에서 뭘 하려면 창구가 어디냐, 이걸 헷갈려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서류는 태안군청에 넣습니다. 건축법이든 농지법이든 산지 관련이든 인허가 신청은 군에 하는 게 맞아요. 그런데 군수가 그걸 바로 결재하지 못합니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공원관리청과 협의를 거쳐야 하거든요.
그 협의가 통과되어 군에서 허가가 나면, 자연공원법상 허가도 받은 걸로 봅니다. 반대로 협의에서 막히면 군은 허가를 못 내줘요. 실질적인 관문은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에 있는 셈입니다.
규모가 커지면 한 단계가 더 붙습니다. 부지 5,000㎡ 이상이거나 토지 형질변경이 5,000㎡ 이상이면 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해요. 자연보존지구는 2,000㎡부터 걸립니다.
반대로 공원관리청 행위허가를 먼저 받으면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것으로 봐주는 규정도 있습니다. 순서에 따라 품이 달라진다는 뜻이에요.
애매하면 사무소에 먼저 전화해 보시는 게 낫습니다. 041-672-9737이고, 원북 쪽은 분소가 따로 있어요. 계약서 쓰고 나서 물어보는 것보다 백 배 낫습니다.
바닷가 땅을 찾아 태안까지 오시는 분들 마음은 저도 압니다. 서산에서 넘어가면 30~40분 거리인데 풍경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서산이냐 태안이냐 고민하시는 분들께도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태안 해안 쪽은 규제 지도를 먼저 펴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 순서로 봅니다. 토지이음에서 공원구역인지 확인하고, 맞으면 무슨 지구인지 보고, 마을지구가 아니면 신축은 일단 접고 계산합니다. 이 세 단계만 지켜도 헛돈 쓰는 일은 거의 없어요.
바다가 보이는 값을 치르는 건 좋은데, 지도 두 장을 다 보고 치르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자연공원법 및 같은 법 시행령, 환경부고시 제2023-206호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개별 필지 판단은 반드시 관할 관청 확인을 거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