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시골집 양성화, 서산·태안에선 60㎡가 갈림길입니다

2014년 봄이었을 거예요. 팔봉면 어르신 한 분이 사무소에 들르셔서 “그거 신청하면 우리 집 창고도 되는 겨?” 하고 물으셨어요. 그해 딱 1년 열렸던 위반건축물 양성화 얘기였죠. 저도 그때는 서류 이름부터 헷갈려서 시청 건축과에 두 번을 다녀왔습니다.

결국 그분은 신청을 안 하셨어요. 건축사 비용이 아깝다고요. 그 집이 3년 뒤에 팔릴 때 창고 때문에 값이 깎였고 새 주인은 이행강제금을 두 번 맞았습니다.

그 문이 12년 만에 다시 열립니다. 올해 12월 17일부터 2028년 6월 16일까지, 18개월이에요. 이번엔 준비할 시간이 석 달 남았으니 미리 짚어두려고 합니다.

서산 대산읍 웅도, 바닷길 너머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시골집들
사진: 한국관광공사

12월 17일에 열리는 문, 누구한테 열리나

법 이름은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고 지난 6월 16일에 공포됐습니다.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볼 수 있어요. 골자는 이렇습니다.

항목 내용
접수 기간 2026.12.17 ~ 2028.6.16 (시행일부터 18개월)
완공 기준 2023년 12월 31일 당시 사실상 완공된 건물
용도 연면적의 절반 이상이 주거용일 것
단독주택 규모 연면적 165㎡(약 50평) 이하. 165~330㎡는 시·군 조례에 맡김
다가구주택 연면적 660㎡ 이하
다세대주택 세대당 전용 85㎡ 이하
근린생활시설 허가는 가게로 받고 2023년 말 이전부터 집으로 써온 경우 포함

서산·태안 시골집은 대부분 165㎡ 안에 들어옵니다. 본채 25평에 창고 10평 붙여도 35평, 116㎡쯤이에요. 규모로 걸리는 집은 별로 없어요.

대신 ‘주거용’이라는 단어를 잘 보셔야 합니다. 축사나 농업용 창고만 따로 있는 땅은 이 법과 상관이 없어요. 집이 있고 그 집에 뭘 붙였거나 늘렸거나 바꿨을 때 얘기입니다.

서산·태안 시골집에서 실제로 걸리는 자리

제가 중개하면서 건축물대장이랑 현장이 안 맞았던 집을 떠올려 보면, 유형이 거의 정해져 있어요.

현장에서 보이는 것 대장에는 이번 법으로
본채 옆 샌드위치패널 창고 없음 가능 (주택 부속이면)
툇마루를 막아 방으로 넓힌 부분 원래 면적 그대로 가능 (무단 증축)
옛 축사를 고쳐 만든 방·창고 축사 또는 없음 용도변경 무신고면 가능, 대장 자체가 없으면 확인 필요
마당의 컨테이너 방 없음 기초 고정·전기 연결 등 건축물이면 대상, 아니면 별개
가게 간판 달고 살림하는 집 근린생활시설 가능 (2023년 말 이전 거주 입증 시)
본채 자체가 대장에 없는 집 없음 가능 (무허가 건축)

지곡면에서 본 집 하나가 기억나요. 대장엔 주택 59㎡ 한 채였는데 현장엔 창고 두 동에 컨테이너까지 있었습니다. 매수하시려던 분이 대출 심사에서 걸려서 계약이 깨졌어요. 은행 감정평가사가 현장 사진을 찍어 갔거든요.

이런 집이 이번에 정리가 되면 대출도 풀리고 값도 제대로 받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정리 안 된 집은 앞으로 더 티가 날 거예요. 한 번 양성화 기회가 지나간 집은 “그때도 안 했다”는 꼬리표가 붙거든요.

충남 시골 마을의 오래된 기와집과 돌담, 나무 사이로 햇살
사진: 한국관광공사

접도구역과 보전산지, 여기서 발이 묶여요

법 제3조 2항에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 자리가 여덟 가지 적혀 있습니다. 도시 쪽 얘기가 많은데, 서산·태안 시골에서 실제로 걸리는 건 둘이에요.

적용 제외 서산·태안에서 해당되는 경우
접도구역 국도 29·32·38호선, 지방도 옆 마을. 도로 경계에서 보통 5m 안쪽
보전산지 임야 자락에 얹힌 집. 태안 소나무 임야 옆 집들이 자주 걸림
도시·군계획시설 부지 도로 계획선이 지나는 집. 읍내 근처에서 가끔
군사시설 보호구역 태안 일부 해안. 지정 전 건물은 예외
개발제한구역 서산·태안에는 사실상 없음
정비구역·도시개발구역 읍내 한정

접도구역이 제일 억울한 경우예요. 국도변에 자리 잡은 옛집은 도로가 먼저 있고 집이 나중에 들어선 게 아니라 그 반대인데도, 창고를 도로 쪽으로 붙였으면 그 창고는 이번에 못 풉니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떼면 ‘접도구역’이라는 글자가 뜨니 먼저 그것부터 보세요.

보전산지는 태안 쪽에서 많이 봤어요. 집터는 대지인데 뒤로 붙인 창고 바닥이 임야 지번에 걸쳐 있는 식이죠. 그 임야가 보전산지면 창고는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법에는 안 적혀 있지만 현장에서 꼭 걸리는 게 하나 더 있어요. 농지 위에 지은 건물입니다. 이 법은 건축법 쪽 문제만 풀어줘요. 농지법은 손을 안 댑니다. 밭에 농지전용 없이 올린 창고나 방은 사용승인 심사에서 “관계 법률에 현저한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조건에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농지전용 절차가 따로 붙는다고 보셔야 해요. 농지 위 건물 얘기는 밭을 대지로 바꾸는 비용 글에서 다뤘습니다.

태안해안국립공원 안쪽은 제외 목록에 없습니다. 다만 공원구역 안 건축은 자연공원법이 따로 있어서 그쪽 행위허가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군청 공원 담당한테도 물어보셔야 해요. 국립공원 안 땅 글에 구역 얘기가 있어요.

돈은 얼마나 드나, 이행강제금 5회분이라는 말

이번 법의 값은 과태료예요. 법 제9조에 이행강제금 5회분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낸다고 돼 있습니다. 이미 낸 이행강제금이 있으면 그만큼 빼주고요. 다섯 번 다 냈던 집은 추가로 낼 게 없습니다.

그럼 이행강제금 한 회가 얼마냐가 문제인데, 이게 시·군마다 달라요. 서산시는 서산시 건축 조례 제39조와 제39조의2에 이렇게 정해 놨습니다.

위반 유형 서산시 요율 비고
허가 없이 건축 80% 축사 적법화 대상은 60%
신고 없이 건축 60%
건폐율 초과 60%
용적률 초과 70%
연면적 60㎡ 이하 주거용 위 금액의 절반 작은 시골집에 해당
부과 횟수 연 1회 서산시 조례 기준

계산식은 ㎡당 시가표준액 × 위반면적 × 50% × 위 요율이에요. 숫자를 넣어 볼게요. 시골 패널 창고의 건물 시가표준액을 ㎡당 30만 원이라고 치고 33㎡(10평)를 허가 없이 붙였다면요.

30만 원 × 33㎡ × 50% × 80% = 396만 원. 이게 한 회분이고 5회분이면 1,980만 원입니다.

그런데 본채가 작아서 전체 연면적이 60㎡ 밑이면 절반이에요. 198만 원, 5회분 990만 원. 시골집은 이 60㎡ 선에서 값이 두 배로 갈립니다. 본채 18평 집은 안에 들어오고 20평 집은 넘어요. 건축물대장의 연면적 숫자를 먼저 보세요.

시가표준액은 시청 세무과에 물으면 알려주고, 태안군은 조례 요율이 서산과 다를 수 있으니 군청 건축과에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위 숫자는 감을 잡으라고 넣은 예시이지 그대로 나온다는 뜻이 아니에요.

과태료 말고도 건축사한테 현황도면과 현장조사서를 받아야 하고 사용승인이 나면 대장에 올리고 등기도 해야 합니다. 2014년 때 이 동네 시골집 기준으로 건축사 비용이 백몇십만 원에서 3백만 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해요. 이번엔 물가가 달라졌으니 견적을 두 군데는 받아보시고요.

사기 전이라면, 파는 쪽이라면

지금 서산·태안 시골집을 보고 계신 분이라면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건축물대장을 떼서 현장이랑 맞춰보세요. 창고 한 동, 마루 확장, 컨테이너까지 전부요. 안 맞는 게 있으면 그게 2023년 말 이전부터 있었는지 물어보세요. 항공사진이나 옛 로드뷰로 확인이 됩니다. 이후에 지은 건 이번에 안 됩니다.

그다음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서 접도구역·보전산지·농지 여부를 봅니다. 셋 다 아니면 양성화가 가능한 집이에요. 그럼 계약서에 “매도인이 양성화 비용을 부담한다”거나 “잔금 전 신고를 마친다”는 특약을 넣을 수 있습니다. 12월 17일 전에 잔금을 치르는 계약이면 신고는 매수인 이름으로 하게 되니 그 비용을 값에서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파는 쪽이라면 반대예요. 지금 대장 안 맞는 집을 내놓으면 감정가에서 깎이고 대출도 안 나오니 매수인이 줄어요. 12월에 신고하고 사용승인 받은 뒤에 내놓는 게 낫습니다. 대신 5회분 과태료와 건축사 비용이 먼저 나가니 그 돈을 값에 얹을 수 있는 집인지 계산해 보셔야 해요. 오래된 집은 고치는 비용이 집값을 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한 가지 더. 서산시와 태안군이 165~330㎡ 구간과 주차장 완화, 지원센터를 조례로 정하게 돼 있는데 9월 초 기준으로 아직 조례가 보이지 않습니다. 12월 전에 나올 텐데, 나오면 이 글에 덧붙이겠습니다.

12년 전에 창고 하나 때문에 집값 깎이신 그 어르신이 생각나서 길게 썼어요. 이번엔 석 달 여유가 있으니 대장부터 한 번 떼 보세요. 궁금한 게 있으면 010-6548-8070로 연락 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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