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200m에 걸려 접었던 서산 땅, 9월 18일부터 그 기준이 사라져요

지난주에 팔봉면 도로변 밭을 보러 오신 분이 있었어요. 2천 평 조금 넘는 자리였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던진 첫 질문이 “여기 태양광 되나요”였습니다.

제 대답은 늘 하던 대로였습니다. 앞에 난 길에서 200m는 떨어져야 한다고요. 그 밭은 도로가 옆구리를 스치듯 지나가니까 아예 안 되는 자리였어요.

그런데 9월 18일이 지나면 저 대답을 못 씁니다. 도로를 이유로 태양광을 막는 조항 자체가 사라지거든요.

서해안 어항 방파제의 빨간 등대와 흰 등대 사이로 해가 뜨고 어선이 조업을 나가는 모습

서산 조례에 적힌 숫자부터 펴 볼까요

서산시는 도시계획 조례 별표 24에 태양광 이격거리를 박아 뒀습니다. 조례 본문이 아니라 별표에 들어 있다 보니 시청 도시과에 물어보거나 조례를 직접 열어보지 않으면 모르고 계약하는 분이 많아요.

구분 서산시 현행 기준
주요 도로변 200m 이상
(주민참여형 50m 이상 / 일반건축물 지붕은 접도구역 이상, 사용승인 3년 경과 조건)
주택 사업부지 경계 300m 안의 주택 수로 결정
10호 이상 300m · 7~9호 240m · 4~6호 150m · 3호 이하 100m
관광지·국가유산·공공시설 200m 이상
예외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의 공익 목적 설치, 자가소비용

주택 칸을 다시 보세요. 300m 안에 집이 열 채만 있으면 300m를 띄우라는 뜻입니다.

서산 읍면은 길 따라 집이 줄지어 앉은 데가 많잖아요. 지곡이나 팔봉 쪽 마을 안길을 걸어보면 왜 이 조항 하나로 걸리는 땅이 그렇게 많은지 금방 감이 옵니다.

태안은 셈법이 아예 다릅니다

태안군 도시계획 조례는 별표 32에 따로 두고 있는데, 숫자 몇 개 바꾼 수준이 아니라 계산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구분 태안군 현행 기준
주요 도로 200m 이내 입지 불가
주거밀집지역(8호 이상) 가장 가까운 주택부지 경계에서 400m
8호 미만 주택 1호당 50m 누적, 최소 100m
숙박시설 400m 안에 5개 이상이면 불가
5개 미만이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100m
관광지·해수욕장·어항·국가유산 300m
필지 분할 본인·직계존비속·배우자·형제자매가 나눠 신청하면 합산 5,000㎡ 초과 불가
경사도 15도 이상 산지 불가

집 세는 방법까지 조례에 적혀 있습니다. 주택부지 경계에서 직선 50m 안에 집들이 붙어 있으면 전부 합쳐서 세고, 빈집은 빼고, 지목이 대지가 아니면 건물 외벽을 기준으로 잽니다.

하나 더 있어요. 100m 안에 집이 있어도 그게 건축물대장에 신청인 본인 명의로 올라 있으면 세지 않습니다. 내 땅에 내 집이 붙어 있는 경우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거죠.

9월 18일, 천장이 씌워집니다

정부가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지자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는 이격거리에 상한을 씌운 내용입니다. 시행일은 9월 18일이고요.

항목 새 상한 서산 현행 태안 현행
도로 조례로 정할 수 없음 200m 200m
주택 밀집지역 최대 200m
(주택 5호 이상 기준)
최대 300m 최대 400m
주민참여형·지붕형·자가소비 이격거리 적용 안 함 일부 완화 일부 예외

풍력은 따로 정해졌습니다. 주거지역 최대 1,500m, 도로 최대 500m, 그리고 발전설비 높이의 두 배는 최소한 띄우는 걸로요. 태안 앞바다 풍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같이 붙는 숫자라 함께 적어 둡니다.

시행일 전까지 상한을 넘는 조례는 고쳐야 합니다. 서산도 태안도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에요.

어느 선에서 멈출지는 시·군 재량입니다. 200m를 그대로 쓸 수도 있고 더 낮출 수도 있어요. 시행일이 지나도 정비가 안 된 조항은 상위 법령과 어긋난 상태로 남는데, 그 사이에 허가 창구에서 어떻게 판단할지는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도로가 풀려도 안 풀리는 자리

상한이 걸린 건 도로와 주택, 둘뿐입니다. 그런데 태안에서 실제로 발목을 잡는 건 그 둘이 아닌 경우가 꽤 많아요.

해수욕장과 어항, 관광지, 국가유산이 300m. 숙박시설은 400m 안에 다섯 개. 태안 해안선을 따라 있는 땅은 대부분 이쪽에 먼저 걸립니다. 만리포든 몽산포든, 해수욕장 뒤편 임야는 도로 규제가 없어져도 300m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못 합니다.

필지를 쪼개 가족 이름으로 나눠 신청하는 것도 막혀 있습니다. 합산 5,000㎡를 넘기면 안 됩니다. 경사도 15도 이상 산지도 마찬가지고요.

서산 쪽에서 크게 걸리는 건 우량농지 조항이에요. 농업생산기반이 정비된 집단화 농지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대호·천수만 쪽 반듯한 간척 논이 여기 해당하죠.

진입도로도 봐야 합니다. 법정도로에서 폭 3m 이상 포장도로로 연결돼야 합니다. 골재포장은 인정 안 해요. 도로에 접하는 것과 도로에 저촉되는 것이 다르다는 얘기를 전에 한 적 있는데, 태양광에서는 그 차이가 허가 여부를 그대로 가릅니다.

서해안 염전에서 작업자가 넉가래로 하얗게 쌓인 천일염을 그러모으는 모습

염전 옆 땅이라면 조항 하나가 더 붙어요

태안 조례에는 다른 지역에서 잘 안 보이는 문장이 있습니다. 염전이나 양식장 같은 염해 지역에서는 경계부 완충공간을 양질의 흙으로 1.5m 이상 성토하고, 키 2m 이상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조항이에요.

성토 1.5m가 어떤 공사인지 겪어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부지 둘레를 전부 돌아야 하니까 견적서에서 이 항목만 따로 큰 덩어리로 붙습니다.

염해가 작목을 정한다는 말을 여러 번 드렸는데, 발전시설에서는 염해가 공사비를 정합니다.

지금 땅 보러 다니시는 분께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면 헛걸음이 줍니다.

확인할 것 어디서
용도지역, 농업진흥구역 여부 토지이음
조례 별표 원문(서산 별표 24 / 태안 별표 32)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번 넣고 이격거리 저촉 여부 서산시청 도시과 · 태안군청 도시개발과
조례 개정안 진행 상황 시의회·군의회 의안 목록
진입로 폭·포장 상태, 법정도로 연결 현장 + 지적도

하나 더. 태안 조례 부칙에는 조례 시행 전에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한 건은 종전 조례를 적용하되, 종전 규정이 신청인에게 불리하면 개정 규정을 따른다고 돼 있습니다. 언제 신청서를 넣느냐로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라 날짜를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파시는 쪽에서 “9월 되면 다 풀린다”고 하시면,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아닙니다. 풀리는 건 도로 조항입니다. 주택이나 해수욕장, 우량농지는 그대로 남을 수 있어요.

땅값에 태양광 프리미엄이 얹힌 자리일수록 조례 별표를 먼저 열어보세요. 시청이나 군청에 지번 넣고 물어보는 전화 한 통이 계약서 도장보다 훨씬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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